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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안전과 규제혁신

산림항공본부 본부장 김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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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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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봄철이면 마치 연례 행사처럼 산불이 발생해 많은 피해를 낸다. 금년 봄철에는 특히 고성, 강릉, 인제 등 동해안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인명 피해와 큰 재산 손실이 발생했다. 강풍이 불고 대형 산불일수록 인력에 의지해 산불을 끄기는 어렵다. 광범위한 지역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 산불진화헬기가 중요한 이유이다.  


헬기를 운용하면서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은 단연 안전이다. 헬기는 바람이나 시야 거리 등 주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조그만 기체결함이나 부주의에도 헬기는 대형사고로 이어진다. 현재 46대의 헬기를 운용하고 있어 공공기관 중 가장 많은 헬기를 보유한 산림청 산림항공본부에 있어 안전은 절실한 과제이다. 실제 여러 건의 헬기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2017년 5월 삼척, 2018년 12월 서울에서 산불진화 중 사고로 승무원이 순직한 참담한 경우도 있었다. 헬기 안전은 산림청에서 설정한 자체 안전규정과 더불어 기본적으로 국토교통부 소관 항공안전법의 규제를 받는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에서 실시하는 감항성 검사를 통과해야 헬기를 띄울 수 있다. 감항성 검사 과정에서 지적되는 각종 지시나 개선사항도 개선해야 한다. 이렇게 안전 규제는 철저히 준수되어야 하는 사회적 규제임에 틀림없다.


다만, 안전 규제 역시 효율성이라는 측면과 부딪칠 여지가 있다. 규제를 개선하고 철폐한다는 것은 효율성을 높이는 것과 맞닿아 있다. 예컨대 헬기 가동률은 전체 보유 대수 대비 현재 정비중인 헬기 대수에 대한 비율인데 헬기 가동률을 높이려면 정비중인 대수가 적어야 한다. 물론 헬기 가동률은 산림헬기에 대한 성과평과 기준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극단적인 경우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최소한의 정비만 수행하고 비행시간을 최대한 늘리면 된다. 


하지만 비행시간을 늘리면 헬기 기체는 물론 조종사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무리한 운용은 안전성을 저해하기 때문에 헬기에는 정해진 시간, 예를 들면 러시아산 KA-32 헬기의 경우에는 50시간마다 정비점검을 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조종사도 8시간 이상 비행을 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만일 연일 대형 산불이 발생해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헬기 한 대, 조종사 1명이 아쉬운 상황이 연출된다. 이런 급박한 상황이 되면 가동률을 높여야 하는 요구가 빗발치게 된다. 


이런 경우라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까? 국민 안전은 효율성 측면에서 판단하거나 대체될 수 없는 가치이다. 다만, 규제와 효율성을 잘 조화시켜서 신속한 산불진화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규제혁신이 규제의 철폐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당연히 안전과 관련된 규제는 강화되거나 유지, 개선되어야 한다. 


다만,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규제가 남아 있는지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 헬기 안전과 관련된 규제는 더욱 개선, 보완해 나가되 동시에 불필요한 내부규제나 효율적인 헬기 운영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규제가 있는지 살펴봐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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