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강릉산림항공관리소, 기부천사 호기심 대왕
점심에 청사주변을 둘러보다 대추나무에 초록색 움이 돋은 것을 발견했다.
봄철 산불이 끝나가고 있다는 반가운 징표이지 않던가
오후에 예기치 못한 손님을 맞이하였다. 어머님 두 분이 초등학생 3명의 손을 잡고 우리관리소를 방문한 것이다.
이번 속초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과 아픔을 함께하고 더 큰 피해를 생기지 않도록 산불현장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인 산림청 공중진화대원과 산림항공 종사자들이 너무나 감사해서 자녀들과 엄마가 쓴 정성스럽게 쓴 편지와 적지 않은 현금을 가지고 서울에서 내려왔다고 한다.
사실 몇 일전 우리관리소에 직접 성금을 전달하고 싶어 하는 분이 계신다는 이야기들 듣고 우리관리소에서는 성금 접수가 불가하다는 것과 성금 기탁 방법에 대하여 안내해 드리게 한 기억이 있다.
그런데 그분이 직접 오신 것 아닌가! 청사 현관에라도 놓아둘 각오로 찾아왔다고 한다. 가까운 곳도 아닌 서울에서 말이다. 공공모금 창구에는 이미 성금을 전달했다고 말하면서 언론에서 본 산림청 공중진화대원의 노력이 너무 감사해서 도저히 그냥은 있을 수 없었다고 말씀하신다. 맛있는 음식이라도 사 드시라는 그 마음이 너무도 감사하고 학생의 편지에 담긴 순수한 마음이 너무 아름답다.
산림항공본부가 하는 일을 소개하고 산불진화헬기를 구경시켜 드리면서 함께 사진도 찍었다. 근데 꼬마 친구 호기심 대왕이었다. 헬기 조종간에 대해서, 헬기 동체에 관해서 이것저것 묻더니 기어코 헬기 번호판은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다.
서울에서 한참 떨어진 강원도의 아픔을 함께 느낀 꼬마친구들, 감사하는 마음을 넘치도록 가진 꼬마 친구들, 호기심 대왕 꼬마친구들의 앞날을 기대한다. 우리 사회 앞날은 계속 ‘희망의 색’이다. 대왕의 이름만 밝힌다. 의인이다. 정말 잘 어울린다. 성금은 받지 않았다.